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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자라나는 뭔가

임신10주차_계류유산 판정과 소파술 예약

by 초록돌 2020. 9. 27.

임신 10주 차_계류유산 판정과 소파술 예약


계류유산 : 자궁경관이 닫힌 상태로 태아가 사망한 후 남아있는 경우인 유산의 한 종류

임신 초기엔 2주에 한 번씩 검진을 받는다.
지난 8주차때 건강한 아기를 확인했으니 10주 차에는 심장소리 녹음도 하고,

질초음파가 아닌 배 초음파로 확인하기로 했었다.

그동안의 임신기간을 돌아보면 5주-8주 동안 갈색+붉은혈이 있었고,

8주-9주 차 때 가장 입덧이 심했다가 어쩐지 10주에 들어서면서부터 조금 나아지기 시작했다.

몸도 전보다 가볍고 입덧도 행운의 임산부인지 기간이 좀 짧았다 싶었다. 여전히 입맛은 없지만.

여하튼 컨디션이 나쁘지 않으니 가벼운 마음으로 검진을 받으러 갔는데

배 초음파 보는 순간 의사 선생님 반응이 심상치 않다.

아기가 있긴 한데 크기나 상태가 9주 차에 멈춰있는 것.

원래 같았으면 약간의 움직임? 심장이 뛰는 게 보였는데 초음파 화면이 3d에서 2d로 바뀐 듯하다.

문제가 생긴 거 같다는 말씀, 심장이 뛰지 않는다.
선생님도 당황하셨다. 7주,8주 초음파 검진에서는 아주 건강했고 주수에 맞게 잘 크고 있었기 때문이다.
결과는 10주차에 9주 차 아기 크기로 계류유산 판정을 받았다.

생각해보면 어쩐지 입덧이 그리 빨리 끝날수가 없었는데,

가슴통증도 사라지고 아랫배 불편했던 자궁 통증도 사라져선 안됐는데.

지난 두달이 싸그리 사라진 공허한 느낌이다.
확인은 여러번 했고, 소파술을 권하셨다. 자연배출도 있었지만

그러기에 크기가 3cm 정도의 크기로(자연배출 기미가 없는) 무증상,

9주까지 진행됐기에 자궁은 원래대로 깨끗한 상태로 만드는 게 맞다고 하신다.
자궁천공, 자궁유착, 장기손상 등 등 희박한 가능성으로 부작용이 있었지만

뭐 다 서명하고 8시간 금식을 지키기로 한 뒤 3일 뒤에 예약을 하고 왔다.
유산을 확인하면 바로하는게 좋다고 하지만 병원 스케줄 상 불가했고

나도 일주일간 모르고 품고 있었기 때문에 수긍했다.

그 사이에 배가 엄청 아프거나 하혈이 있으면 바로 내원하는 걸로.



되돌아보면 짧은 10주간의 임신기간동안 참 힘들었었다.
임신은 쉽게 됬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생명을 유지시키려 갖은 노력을 해도 사람 마음처럼 되지 않는다.
예상치 못했던 몸의 변화와 호르몬변화가 걱정을 더 증가시키고 더 예민하게 만들었다.

먹고 자고 싸고가 원활히 되지 않으니..


내 의지대로 몸과 생각이 돌아가지 않는 시간을 다 내어서 진짜 엄마의 몸 반쪽을 딱 쪼개서 만드는 게 자식이었다.
10개월 동안 잘 품고 출산하신 분들 진짜 누구보다 존경스럽다.

젊고 나이 들고 건강하고 안건 강하고를 떠나 그냥 그 임신 과정 자체가 힘든 거였는데

누구나 다 임신하고 출산하고 아무렇지 않게 해내는 것처럼 보이니

그 누구에게도 힘들다 솔직히 털어놓질 못한다.
이상하게도 가족들의 기대 주변의 기대가 있으니 아무렇지 않게(보이게) 잘 해내고 싶었다.
준비가 완벽히 되어서 엄마되는 사람은 없지만 임신기간 동안 나 스스로 너무 부족함이 느껴지기도 했다.
엄마 탓 아니라고 의사 선생님께서 말씀해주시지만 어쩔 수 없이 내가 잘못한 게 없는지 돌아보게 되나 보다.

임신 초기의 다른 분들의 경험을 블로그를 통해 많이 위로받았기 때문에 다른 분들에게도 도움이 조금이나마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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