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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를 후리하게

고양이 등에 여드름, 검은깨, 피부 검은 점 원인, 6개월 간의 인내의 치료기(약샴푸, 소독약, 영양제 추천)

by 초록돌 2021. 5. 12.
함께 살고 있는 고양이는 8살 여아 장모 종이다. 5개월 전 여느 때와 다름없이 주인님 등을 쓰다듬고 있었는데 뭔가 걸리적거리는 게 생겼다. 피부에 뭔가가 난 듯싶었는데 턱드름이 종종 났던지라 없어지겠지 생각했다. 한 달이 지난 후에 털을 뒤적거리며 만지다 보니 피부에 뭔가 오돌토돌한 게 몇 개가 더 생겼다. 아파하거나 간지러워하지도 않았지만 모시면서 이런 적은 처음이라 병원에 데려갔다. 의사 선생님은 그냥 여드름 같은 거라고 놔두면 없어진다고 소독약과 약 샴푸를 함께 주시며 큰 걱정은 안 해도 된다고 하셨다.

 

집에 돌아와 약을 바르려니 장모 종이라 약을 제대로 바르기 힘들어서 이발기로 밀고 상태를 제대로 보기로 했다.

근데 웬걸 생각보다 상태가 심했다.

만져지는 부분만 밀어본 상태

엉덩이와 등 사이에 저렇게 빨간부분이 올라와있었고, 털이 빠지진 않았는데 빨갛다.

이게 무슨일이야.. 등에 울긋불긋하고 오돌토돌한 것이 몇 개가 더  만져졌다. 

그리고 사진상으로는 잘 안 보이지만 빨간 부분 주위 피부에 검은색 점들이 콕콕콕 다 박혀있었다 딸기 씨처럼.

너무 속상해서 인터넷에 다 찾아봤는데 꼬드름, 턱드름에 관한 정보만 있지 등드름에 대한 내용은 없다.

털이 빠지거나 부스러기가 나거나 하지 않는 것을 보아 곰팡이 피부병은 아닌 듯했다.

 

생활패턴의 변화라던가 그런 게 있었나?

생각해보니 이 녀석이 워낙 따듯하고 뜨거운 걸 좋아해 올겨울을 맞이하여

좋아하는 상자에 냥 전용 전기장판을 깔아드려 24시간 내내 틀어준 것 밖에 없었다.

11월 12월 내내 저자리에만 누워있었다

사람 피부도 너무 뜨겁거나 건조하면 울긋불긋하게 올라오는 것처럼 너무 뜨거운 곳에 장기간 

머물러있어서 그러나 싶기도 한다. 이사 후 처음 겨울을 지내보니 이 집이 건조했다.

또한 해가 잘 들지 않은 집 구조, 겨울이어서 일광욕을 못해 피부 면역력이 떨어진 것 같기도 했다.

(뇌피셜, 의사 선생님은 고양이 여드름의 이유를 모른다고 하셨음)

 

곰팡이 피부병은 아니지만 치료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해보았다.

 

1. 소독약 & 약 샴푸

 

병원에서 주신 소독약을 하루 세 번씩 바른다.

그리고 목욕할 때 약 샴푸로 몸에 발라 10-15분간 방치후 물로 씻어낸다. 

약 샴푸는 일주일에 한 번 해야 한다는데 집사들은 알겠지만 고양이 목욕시키는 게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솔직히 나는 힘들어도 됐지만 고양이가 스트레스받아서 더 면역력이 약해질까 봐가 걱정이었다.

아무튼 약 한 달간 소독약 & 약 샴푸로 관리한 결과는 별로 좋지 않았다.

 

뭔가가 난 부분에 최대한 털없이 밀어버린 모습   

엉덩이 쪽에만 있던 여드름이 등 전체에 번지고 검은깨가 군데군데 다 박혀있다.

오히려 자주 씻겨서 그런지 더욱 건조한 느낌이었고 소독약 자체가 냄새도 굉장히 심했다. 

깨끗이 씻겨도 저 검은 깨는 빠지지 않는다. 흑흑  

주인님은 아무것도 모름. 잘 먹고 잘 자고 가려워하지도 않고 역시 곰팡이 피부염처럼 털도 빠지지 않는다.

이건 겉에다가 뭘 해봤자 바뀌지 않을 것 같아 속을 바꿔보기로 한다.

 

2. 고양이 피부영양제 & 오메가 3 피부 스틱 (순수 스틱)

 

네이버에 고양이 피부영양제 검색해서 주문했다. 

동그란 통에 멸치가루 같은 게 들어있다. 작은 스푼도 함께 왔는데 하루에 그 한 스푼을 먹여야 한다. (한 스푼의 양이 꽤 많음) 그냥 주면 절대 안 먹는다. 츄르에 섞어줘도 가루의 양이 많아 절대 안 먹는다.

고민하다 그냥 사료에 비빔밥처럼 한 스푼 섞어버렸더니 그건 의심 없이 잘 먹는다. 

 

스킨앤퍼 섞어준 모습

한통에 50일분인데 양 조절하며 줘서 지금 3달째 먹고 있다. 이 스킨 앤 퍼는 효과가 바로 나타난다.

눈에 띄게 털이 엄청나게 윤기 나고 이게 내 기분 탓인가 했는데 주인님이 매일같이 생산하는 고구마가 기름 바른 것처럼 엄청나게 윤기가 좔좔 흘렀다. 

 

사료뿐 아니라 먹고 있던 츄르도 처분하고 간식을 피부 영양제로 바꿔버렸다.

 츄르스틱처럼 구성되어있다.

아기 때부터 건강하고 빛나는 털만 보다가 나이가 들어 면역력이 약해진다는 생각을 못했다. 언제나 건강할 줄 만 알았던 내 고양이. 이제 주인님 몸 챙겨드려야겠다고 생각하고 츄르나 아무 간식이 아닌 영양제로 바꿨다.

이 순수 스틱은 오메가 3, 연어, 코코넛 오일 등이 들어가 있어 피부가 약하거나 피부질환이 있고 나이가 많은 노묘의 건강관리에 도움을 준다고 한다. 딱 내가 찾던 피부 영양제 스틱이었다.

고양이 피부는 회복하는데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속상하지만 장기간 동안 지켜보기로 하고 사료에 스킨 앤 퍼 섞어주기, 순수 스틱 간식 주기로 3개월을 지내보았다.

 

11~12월 : 피부병 발발, 병원에서 그냥 지켜보라함
1~ 2월 : 소독약, 약 샴푸 관리
2,3,4월 : 스킨 앤 퍼, 순수 스틱 영양제 관리
4,5월 : 영양제 + 일광욕

회복된 모습

 

소독약, 약 샴푸로 관리했을 때 효과가 없었는데 지금은 꽤 많이 좋아졌다.

일단 짧게 밀어놓은 털은 다 자랐으며, 만졌을 때 울퉁불퉁하게 올라온 부분이 들어갔다.

하지만 털을 들춰봤을 때 생겨났던 검은 깨는 없어지지 않는다

턱드름이랑 너무 재질이 다르다. 턱에 있는 검은 깨는 만지거나 긁으면 떼어지는데 등 검은깨는 아예 점처럼 박혀있다.

이 부분에 대해 정보가 있으면 좋겠지만 인터넷 뒤져봐도 꼬드름이나 턱드름만 있지 고양이 등에 난 검은깨 정보는 없다. 아직 영양제 관리하며 지켜보는 중이지만 일단 털은 빼곡히 잘 자라는 중이고, 너무 뜨겁거나 건조하거나 습하지 않게 집 환경을 유지 중이다.

마음을 편히 먹고 좀 더 시간이 지나 검은 깨도 사라질 날을 기다리고 있다.

햇볕에 피부와 털을 소독하는 주인님

 

+추가 후기 6개월 후

 

지난 11월, 등드름 발견과 함께 걱정이 시작됐던 겨울이 지나, 7월 한여름입니다.

지금은 원래의 피부처럼 피부 속살이 보이지 않을 만큼 털이 빽빽하게 차올랐습니다. 아주 건강하게요.

저의 노력은 걱정한 것에 비해 할 수 있던 처치가 별로 없었어요.

일주일에 한두 번 스킨 앤 퍼를 사료에 섞거나, 기존에 먹였던 간식 대신 오메가 3 영양제 스틱으로 대체하였습니다. 청소나 자주 올라가는 담요, 이불을 자주 빨기도 했고요.

냥님은 따뜻한 봄-여름을 맞이하여 매일 2-3시간씩 지정석에서 일광욕으로 햇빛에 털을 소독하는 노력을 해주었습니다.

 

지금 비슷한 증상 때문에 고민이신 분이 이 글을 보고 계시다면,

고양이 등드름과 피부에 검은깨에 대한 정보가 많이 없지만

장기간의 싸움이라고 생각하고, 주변 환경(청결&온도)이나 식습관(영양제&건강한 간식)에 변화를 줘보시기를 추천드려요. 몇 년 동안 먹어와서 문제가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우리 아가도 나이가 드니 몸이 변하더라고요.

고양이 피부가 호전되는 데에는 수개월이 걸립니다.

지켜보다가 곰팡이성 피부염으로 의심된다거나 고양이가 불편해한다면 병원을 가야 해요.

하지만 저와 같이 고양이는 괜찮아하고, 병원에서는 그냥 여드름이라고 하며 별다른 처치가 없었다면 위의 방법과 함께 분명 나아질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조금은 편하게 지켜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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